사가현 쌀 맛 담당 니혼슈. 시치다(七田)
2026년 8월 2일 사케텐에서 사고 약 4일정도 냉장고에 뒀던 니혼슈를 꺼내들었다.
그 니혼슈는 ‘시치다 75% 아이야마 히야오로시’.
뚜껑을 딴 당일날.
감칠맛이 상당히 좋았다. 일본 정식(定食)인 미소시루와 고기를 곁들여서 간단하게 마셨는데, 궁합 괜찮았다.
둘째 날.
다시 식사와 곁들여 간단하게 마셨다.
감칠맛도 단 맛도 여전히 풍부하게 잘 있어주었다.
음식과 궁합도 좋았고 목으로 넘어갈 때의 묵직한 바디감이 인상적이었다.
셋째 날.
시치다를 마시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날이 바로 이 날.
히이레라 그런지 이녀석… 맛이 더 좋아졌다.
감칠맛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전반적으로 맛이 둥그렇게 느껴지며 부드러워졌다.
양조장이 어째서 일부러 정미보합을 75%로 높게 잡았는지 알 것 같았다.
조금 솔직해지자면, 약간 상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시치다의 라벨이 내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사케텐에서 늘 봐도 손이 가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자카야에서는 잔으로 몇 번 마신 적이 있지만서도..
더 이상 외면할 순 없어서 이번에 시치다를 샀던건데, 이렇게 나온다면 앞으로도 계속 사서 마실 수 밖에 없잖아 ?
…이 날을 기점으로 앞으로 시치다를 종종 사게 될텐데, 사케텐에서 시치다를 잡을 때 그냥 사는 것 보다는 뭔가 두근거림을 느끼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선 상대방을(시치다를) 알아갈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래 서
하고 싶은 말은 오늘 알아 볼 니혼슈는 시치다라는 뜻이다. ↓
역사
1. 탄생~시치다가 나오기 전: 시치다 가문은 농업 매니아?
1875년(메이지 8년), 사가현의 오기시(小城市)에서 시치다를 만드는 텐잔주조(天山酒造)가 만들어집니다.
텐잔주조를 만든 시치다 가문은 양조업을 하기 이전에는 물레방아를 이용해서 쌀을 정미하고 밀을 제분하는 일을 사가현에서 해왔었습니다.
시치다 가문의 니혼슈 라이프는 1875년, 폐업을 앞둔 인근의 양조장을 인수하면서 시작됩니다.
1900년대에 들어서고 2대, 3대 쿠라모토가 양조장을 계승함에 따라 텐잔주조는 비영리 목적으로 제재소를 짓고 장인들을 보유하며 건축업에도 힘을 씀과 동시에 초등학교에 시설들을 기부하는 등 지역과의 상생에도 힘을 기울였습니다.
지역 내 농업인 양성을 위해서 농업학교도 지었으며 1955년에는 당시엔 희소했던 주조호적미 ‘오마치’를 자사 논에서 재배하기 시작하는 등 시치다 가문은 창업 초창기부터 농업’에 대해 유독 큰 관심과 노력,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1970년대는 양조업계 전반적으로 양조용 알코올을 넣는 후츠슈나 혼죠조를 주로 만드는 시대였지만 텐잔주조는 준마이슈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준마이슈 니혼슈 협회에도 가입하여 준마이슈로의 움직임에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미야모토 코멘트:
저는 이 시기부터 텐잔주조의 쌀에 대한 집념이 시작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치다의 탄생배경에도 텐잔 주조의 쌀에 대한 강한 호감이 반영되어 있으니까요. (뒤에 나올 시치다에 대한 설명에서 더 다루겠습니다)
2. 시치다(七田)의 탄생: 큐슈를 넘어 도쿄로!
시치다가 탄생하게 된 과정을 말하기 전에, 배경지식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큐슈지역의 이미지는 당시만해도 쇼츄의 이미지가 강했다. (고구마소주, 보리소주, 쌀 소주 등.)
(2) 니혼슈 시장은 1973년을 최고점으로 계속해서 하락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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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 시치다를 탄생시킨 오늘의 주인공, ‘시치다 켄스케(七田謙介)’ 씨가 양조장에 돌아옵니다.
시치다를 낼 당시엔 아직 쿠라모토를 이어받기 전의 일이었으나, 켄스케씨는 이 때부터 양조장의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주류 업계에서 니혼슈의 비중이 점점 작아지고 있는 시장에서 현재 만들고 있는 니혼슈는 텐잔(天山)이라는 사가지역 내에서만 주로 거래되던 라인업 뿐.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라인업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켄스케씨가 눈을 돌린 곳은 도쿄.
사가현의 사케를 도쿄에 알리고자 구상하게 된 사케가 바로 텐잔주조의 특징을 살린 쌀의 감칠맛을 잘 드러내는 니혼슈. 시치다(七田)였습니다.
쌀의 감칠맛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 만든 라인업이다보니 전량 양조용 알코올을 넣지 않은 준마이 계열으로 시작했으며, 이는 현재 2026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도쿄로 간 시치다는 단숨에 도쿄를 장악
..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그 인지도를 쌓아갔습니다.
3. 시치다의 탄생 이후: 도쿄를 넘어 세계로?
2001년에 도쿄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시치다는 천천히 그 인지도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시치다를 포함한 사가현의 니혼슈들이 세계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들이 점점 빈번해지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2011년에는 같은 사가현 출신의 ‘나베시마(鍋島)’가 IWC(International Wine Challenge) 사케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은 적이 있었으며 수상은 이후로도 계속되었습니다. 2017년에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니혼슈 콘테스트, Kura Master에서 ‘시치다 준마이긴죠 오마치 50’이 최고상을 받았고 같은 해 시치다 준마이와 시치다 준마이긴죠또한 각각 수상하며 도쿄에서도,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쌓아갔습니다.
2025년에는 뉴욕의 사케바를 운영하고 있는 소믈리에에게도 수입 제안을 받아 최근에도 활발히 수출 범위를 넓히고 있는 중입니다.
니혼슈의 쌀 맛을 위해: 75% 시리즈 (니혼슈 정미보합의 정반합)
시치다에는 여러 종류의 라인업들이 있지만 여기서 오늘 눈여겨 볼 라인업은 제가 이번에 마신 75% 시리즈입니다.
1980년을 지나 1990년대로 들어오면서 니혼슈 시장에는 준마이긴죠 붐이 도래했습니다.
이 흐름은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니혼슈 팬들이 국내외로 유입되었는데, 새로 유입된 니혼슈 팬들은 꿀을 찾아다니는 꿀벌처럼
더욱 아로마를 찾아
더 섬세한 맛을 찾아
더욱 과실향을 찾아
다니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렇기에 아쉬워지는 것은 덜 깎은 쌀에서 나오는 ‘쌀맛’을 예전보다 느끼기 힘들어졌다는 것.
그렇습니다. 정(正)이 있으면 반(反)이 생겨나고 그렇게 합(合)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미래가 나타나는 것.
시치다는 사가현의 쌀맛을 도쿄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비둘기 전서구로 75%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텐잔주조가 생각한 쌀의 감칠맛을 충분히 전달하면서도 잡맛은 덜어낼 수 있는 정미보합을 75%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들의 전서구가 도쿄에 잘 전달된 덕분일까요.
시치다는 승승장구했고 그 덕분에 저는 오키나와에서도 시치다의 쌀맛을 느낄 수 있을만큼 일본 전역에서 시치다 75%시리즈를 살 수 있게 됐습니다.
행복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75%시리즈를 마셨을 때, 역시나 감칠맛이 상당히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낮은 정미율의 니혼슈에서 나오는 묵직한 바디감과 좋은 감칠맛의 조합은 언제나 음식을 곁들여 먹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킵니다.
가벼운 음식보다는 양념이 되어있는 음식이나 고기류 음식을.
아니면 와인처럼 치즈나 올리브등과 곁들여 먹어도 상당히 괜찮을 것 같은 상상력을 동반시키는
그런 매력을 갖고 있는 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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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준마이긴조붐이 일으킨 정반합에서 합은 현재 거의 다 도달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요즘 니혼슈 시장은 정미보합은 크게 상관이 없을 정도로 맛과 종류의 다양성이 생겨났고 과도기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품질적으로도 안정됐으며 개성이 두드러지는 니혼슈들도 개성만 두드러지는게 아닌, 상품성도 갖추고 있는 니혼슈들이 정말 많이 나오고 있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내 생각)
세계 어딘가에서 니혼슈를 좋아해 사카구라 미야모토에 방문해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사카구라 미야모토는 니혼슈를 여러분의 기억에 맛과 향이 좋은 술 그 이상의 것으로 만들어 드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니혼슈를 단순한 술에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로 만들고 싶으신 분들, 니혼슈를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싶으신 분들은 사카구라미야모토 멤버쉽에 가입해 함께해주세요. 이하 컨텐츠는 멤버쉽 전용 컨텐츠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