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반 병 마셔버린 야마구치현 사케. 타카(貴)
타카(貴)와의 만남은 집 근처 야키토리 집에서 처음이었다.
닭의 맛을 헤치지 않는 드라이함과 마지막에 올라오는 쌀의 단 맛은 이미 몇 잔 마셔서 살짝 맛이 간 내 혀 마저도 ‘야끼토리와 궁합이 매우 좋다’라고 생각들게 할 정도로
당시 궁합이 매우 좋았다.
솔직히 말해서, 라벨 디자인이 내 스타일은 아니었기에 다른 가게나 사케샵에서 꽤 많이 봤었지만 마셔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사케는 역시 맛으로 승부…
사케만 마셔도 괜찮았으나 적당히 기름기가 있는 야끼토리와 함께 마시니 병 째 마셔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26년 7월 4일, 타카를 마셨다.
안주는 없었으나 순식간에 내 하루 권장량인 반 병을 맛있게 마셨다.
첫 입 마시자마자 생각났던 건, 역시 곁들여 먹을 안주의 부재였다.
최근들어 가장 야키토리가 생각났던 밤이었다.
역사
1. 타카(貴)가 나오기까지.
타카는 야마구치현의 우베시에서 1888년, 나가야마 키츠타로씨(永山橘太郎)에 의해 설립된 ‘나가야마 혼케 주조장(永山本家酒造場)’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당시 주변에는 네 개의 양조장이 있었으나 나가야마 혼케 주조장 근처에 고속도로가 위치해 있었고 네 개의 양조장 중 가장 중심에 위치해 있었기에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 지금까지 살아남은 양조장이 되었다.
과거에 이 곳은 광산이 위치한 지역으로, 양조장의 주 고객층은 광부들이었으며 일이 끝나면 사케를 마시는 고객들이 주가 되었기에 여느 곳과 다름없이 주조용 알코올이 들어간 ‘오토코야마(男山)’가 메인 상품이었다. (타카는 아직 탄생 전)
그렇게 백년이 넘게 오토코야마는 지역에서 사랑을 받았으나 광산지역은 쇠퇴했고 니혼슈 시장도 1970년대가 지나면서 와인이나 위스키, 맥주 등 다른 주류에 의해 시장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다.
4대 쿠라모토까지 양조장에서 만드는 술은 주조용 알코올을 넣은 ‘오토코야마’뿐이었기에 이러한 흐름은 계속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얘기 할 ‘타카’를 탄생시킨 사람이자 5대 쿠라모토로 지금까지 역임하고 있는 나가야마 타카히로(永山貴博)씨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타카히로씨는 사실 양조장을 이어받을 생각이 없었다.
양조장 일 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었기에 해외에서 2년간 살면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해외 생활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양조장 상황은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안좋았다.
가업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타카히로씨는 양조장 경영에 동참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마음이 바뀐 것은 좋았으나 당시에는 쿠라모토를 역임하기엔 지식이 한없이 부족한 상황. 무턱대고 경영에 참여했다간 본인이 양조장의 몰락을 가속화시키는 방아쇠가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타카히로씨가 결정한 곳은 히로시마현에 위치한 주류총합연구소(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Brewing, NRIB).
여기서 양조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3년동안 NRIB에서 양조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다.
이 당시 양조에 대한 지식을 배우면서 니혼슈에 대한 지식을 얻었지만 동시에 발효주 중 가장 세계적으로 성공한 술, 와인에 대해서도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수업이 끝나면 늘 누군가가 가져온 와인을 마셔보면서 서로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이 시간을 통해 와인에서 ‘포도’가 맛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 직접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니혼슈에서 쌀의 중요성으로 옮겨진다.
타카히로씨는 쌀에 초점을 맞췄고 양조용 알코올을 넣는 현재 라인업 ‘오토코야마’가 아닌 다른 준마이슈 라인업을 머릿속에 그려넣는다.
이 때 자신의 청사진과 꿈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연료를 콸콸 넣은 경험이 두가지가 있는다.
첫 번째 연료:
준마이슈 라인업을 구상할 때 니혼슈업계는 위축되고 있었지만 도쿄에서 이 흐름을 역행하며 돌풍을 일으키며 뜨거운 감자가 된 사케가 있었는데,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타카기주조의 주욘다이가 바로 그 사케이다.
타카히로씨는 당시 주욘다이와 타카기주조는 사케업계의 희망이라고 했는데, 당시 니혼슈 팬들에게 인정받는 사케는 전통적으로 솜씨가 뛰어난 토지가 빚은 사케가 주가 되었다. 그러나 실력이 뛰어난 토지를 양조장으로 영입하기엔 돈이 많이 들었고 위에 언급했듯 니혼슈는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드는 위치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양조장은 솜씨가 뛰어난 토지를 고용하기에 제한사항이 따랐기에 직접 양조까지 하는 쿠라모토, 양조장들이 많았다.
이런 배경에서 타카기주조는 타카기씨의 뛰어난 감각과 맛을 결정하는 혀, 그리고 본인의 개성을 무기로 삼아 주욘다이를 냈고 단숨에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 모두가 마시고 싶어하는 사케가 되었으니 타카히로씨 입장에선 본인이 걸어 갈 길을 먼저 개척한 등대처럼 보였던 것도 충분히 납득이 된다.
두 번째 연료:
타카히로씨가 준마이슈를 구상하던 당시 시중에 판매되는 니혼슈 95%가 주조용 알코올이 들어갔었다.
때문에 준마이슈를 시장에 냈을 때 시장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히로시마현에 위치한 사케판매점 ‘사케쇼야마다(酒商山田)’에 가게 됐는데, 이 곳은 예전부터 준마이슈를 주로 다뤄왔던 사케판매점이었기에 여기서 야마다씨와 대화를 나누고 본능적으로 준마이슈에 대한 가능성을 한 번 더 강하게 믿게 되었다고 한다.
3년동안 NRIB에서 수련을 마치고 준마이슈를 만들 청사진은 머릿속에 그려놨다.
그러나 자신의 지식과 상상력으로 빚어낸 꿈을 현실로 그려내기 위해선 그에 해당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당시 토지였던 미나미씨에게 3년간 양조를 배우고 토지로 독립. 2002년의 일이다.
2. 토지가 된 첫 해
토지가 된 첫 해, 타카히로씨는 오직 쌀과 양조장에 흐르는 경수(硬水), 그리고 코지만을 써서 본인이 쭉 그려왔던 준마이슈를 만든다.
출품 당시 이름은 아직 정하지 않았기에 다시 한 번 히로시마현의 사케쇼야마다(酒商山田)에 작명을 문의한다.
그래서 나온 사케가 타카히로(貴博)씨의 이름에서 첫 한자만 딴 貴(타카).
24년이 지난 지금 우리집 냉장고에 있는 사케 되시겠다.
타카의 특징
1. 맛
라벨별로 맛은 천차만별이고 같은 라벨이어도 다른 해에 나왔다면 이 역시 맛에 변화를 준다.
그러나 대체적인 맛의 계열은 비슷하기 마련인데, 타카는 내 경험상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편은 아니고 드라이한 맛이 목구멍을 치고 들어가며 입 안에 여운을 남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양조에 쓰인 물이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경수(硬水)이기 때문인데, 일본 대부분의 물이 연수이고 양조에 쓰이는 많은 물들이 연수이기 때문에 경수로 만든
사케를 마시면 꽤 티가 나는 경우가 있다.
잇파쿠스이세이 역시 아키타현의 경수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비슷한 텍스쳐의 목넘김을 갖고 있다.
둘 다 약간의 산미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식중주로 마셨을 때 기름진 것과도, 사시미나 샐러드같은 담백한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으며 맛이 강한 절임류와도 잘 맞는다.
2. 잡지 데뷔 경력
2003년 타카는 나온지 2년만에 일본에서 유명한 음식/주류 잡지 Dancyu의 ‘지방의 숨겨진 명주’에 꼽힌 이력이 있다.
오르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짧게 설명하고자 한다.
Dancyu의 취재팀은 히로시마현에 가서 숨겨진 명주를 취재하기 위해 유명한 사케 판매점 사케쇼야마다(酒商山田)에 간다.
(타카가 탄생할 때 큰 도움이 됐던 그 가게 맞다.)
잘 알려져있지 않은 명주를 물어봤고 돌아온 대답은 타카.
그러나 타카는 야마구치현의 사케였고 히로시마에서 조사를 하고 있으니 히로시마의 사케를 올리고자 했었기에 다른 숨겨진 명주가 있냐고 물어봤으나 야마다씨의 대답은 똑같이 ‘타카’였다.
야마구치현의 젊은 토지가 만든, 나온지 2년밖에 되지 않은 뜨거운 사케라고.
그렇게 타카는 태어난 지 2년만에 일본에서 이름 날리는 잡지에 수록되며 인기를 더욱이 얻게 된다.
마무리(내 생각)
세계 어딘가에서 니혼슈를 좋아해 사카구라 미야모토에 방문해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사카구라 미야모토는 니혼슈를 여러분의 기억에 맛과 향이 좋은 술 그 이상의 것으로 만들어 드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니혼슈를 단순한 술에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로 만들고 싶으신 분들, 니혼슈를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싶으신 분들은 사카구라미야모토 멤버쉽에 가입해 함께해주세요. 이하 컨텐츠는 멤버쉽 전용 컨텐츠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