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현에서 제일 맛있는 꽃. 하나무라(花邑)

사쿠노하나, 사와노하나, 하나노카, 하나아비, 하나토모에, 그리고 오늘 소개할 하나무라까지.

니혼슈에 자주 등장하는 한자들이 몇 가지 있는데, 꽃을 의미하는 ‘하나(花)’가 그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런 사케들은 (내 경험상) 다 마시기 쉬운 계열에 높지 않은 알코올 도수, 아로마나 과실향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서 이름에 Laywer나 Baker가 들어간 사람이 변호사나 제빵사가 된 비율이 더 높다고 확인된 적이 있는데 

비슷한 원리일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안주 없이도 술술 넘어가는 니혼슈를 좋아하는 나로선 이런 사케들의 등장이 참 좋다. 

참고로 디자인에 꽃이 들어간 사케들도 주로 마시기 쉬운 사케일 확률이 높다. 지금 떠오르는 내 개인적인 추측이다. 

(꽃이란.. 좋구나) 

그 중에서 하나무라는 현재 니혼슈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사케인 쥬욘다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점이 이 사케의 재밌는 점이다. 

지금부터 하나무라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하나무라가 갖고 있는 맛의 보편적인 특징들과 재미있는 정보들까지 알아보자. 

역사

1. 양조장 설립과 초창기

1874년(메이지 7년) 쌀이 맛있고 눈이 많이 내리는 아키타현의 유자와 시에서 료제키 주조(両関酒造)가 창업했습니다. 

예전부터 이 지역은 몹시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렸기에 저온으로 천천히 발효시키는 양조법 (저온장기양조법)에 특화되었었고 이에 따라 사케에는 자연스럽게 섬세한 맛을 입힐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메이지 시기 말기 무렵(1890년대~1900년대 초반) 나다지역의 술이 도호쿠지방에도 활발하게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료제키주조는 현행대로만 유지한다면 나다지역의 술에 파이를 뺏길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인지, 더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합니다. 

그렇게 해서 기존의 ‘저온장기양조법’을 자신들의 양조장에 맞게 독자적인 저온장기양조법으로 니혼슈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인지 료제키주조는 현 내에서 처음으로 ‘전국신주감평회(全国新酒鑑評会)’에서 우등상을 수상하는 양조장이 되었습니다. 

(전국신주감평회는 일본에서 가장 크고 권위있는 니혼슈 감평회입니다.) 

다른 양조장들과 마찬가지로 예전에는 후츠슈와 혼죠조를 생산했으나 1980년대쯤을 기점으로 점차 니혼슈 팬들의 기호가 바뀌기 시작했으며 (변화의 중심에는 역시나 주욘다이가 있었습니다.) 료제키주조 또한 다시 한 번 자신들이 만드는 니혼슈에 변화를 줘야 했습니다. 

역시 양보단 질. 

더 좋은 사케를, 더 맛있는 사케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2. 하나무라의 탄생(2011)

하나무라 리쿠우덴

더 좋은 사케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던 시기, 야마가타현의 타카기 주조와 만나게 됩니다. 

그 때 주조호적미 ‘오마치(雄町)’와 ‘리쿠우덴(陸羽田)’ 이라는 사케 쌀을 추천받고 이 쌀들로 사케를 빚는 법 또한 전수받게 됩니다. 

이 시기 하나무라라는 이름 또한 타카기주조에서 권했던 이름으로, 이름의 유래 또한 타카기주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습니다. 

타카기주조의 기술 전수와 더불어 료제키주조만의 방식을 더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드디어 2011년, 하나무라가 탄생합니다. 

하나무라는 주욘다이와 같이 특약점 한정으로만 판매하는 라인업으로 세상에 나왔으며 뛰어난 맛과 희소성때문에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사케 쌀에 다양성을 줘서 다른 라인업을 제출하고 있습니다. (정미율도 다르지만 가장 큰 차이는 술쌀) 

하나무라에 사용되고 있는 술쌀은 이하와 같습니다.

・愛山(아이야마) -효고현 개발

・山田錦(야마다니시키) – 효고현 개발

・酒未来 (사케미라이) – 야마가타현 개발(다카기주조가 개발) 

・雄町 (오마치) – 오카야마현 개발

・出羽燦々 (데와산산) – 야마가타현 개발

・秋田酒こまち (아키타사케코마치) – 아키타현에서 개발

・美郷錦 (미사토니시키) – 아키타현에서 개발

・陸羽田(りくうでん) – 야마가타현 개발

지역 구별 없이 여러 지역에서 본인들이 추구하는 맛과 맞다면 채택해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번에 마신 하나무라는 ‘리쿠우덴’입니다. 

리쿠우덴 100% 사용. 이라고 적혀있다

리쿠우덴(陸羽田): 맛은 역시나 아로마향 베이스였지만 의외로 바디감이 있고 무거운 목넘김이었습니다. 

모던계열의 사케중에서도 심지어 뜨끈한 나베요리와도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의외성을 지닌 사케.

삼겹살과도 같이 마셨는데 이 궁합도 좋았습니다. 

반대로 아삭한 식감의 요리와는 조금 안어울릴지도 모른다는 느낌? 

이런 사케들은 잇쇼빙도 들어가는 사케용 냉장고 하나 장만해서 잇쇼빙으로 여러 종류 몇 병 사놓고 틈틈이 마시고 싶네요. 

(잇쇼빙이 더 진열이 많이 돼있었습니다) – 이즈미야 사케텐 in 오키나와 

3.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2011년에 첫 하나무라가 나온 뒤엔 아키타현산 쌀만을 사용하여 만드는 ‘스이교쿠(翠玉)’가 탄생했다. 

라벨에 따라 맛은 당연히 많이 다르지만, 두 종류 모두 전반적인 맛의 특징은 ‘뛰어난 감칠맛과 은은한 과실향이나 아로마향 베이스’이며 니혼슈를 처음 마셔보는 사람도 매혹시킬 수 있는 맛을 가지고 있다. 

하나무라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쭉 니혼슈 팬들에게 맛을 인정받아 사랑받고 있지만 희소성이 더해져 많은 니혼슈 팬들이 입수하고 싶어 하는 사케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후쿠오카에서도 안보이던 하나무라를 오키나와에서 구할 줄이야. 오키나와 오길 잘했다. 

이 외의 정보

1. 눈이 내리면 얼마나 내린다고?

아키타현은 설국이라고 한다. 

그리고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의 양조장들의 설명을 보면 종종 ‘봄이 되면 눈이 녹은 물을 양조에 사용한다’ 라던지 ‘겨울이 되면 사케를 양조장 바깥에 쌓인 눈에 보관하곤 했다’라는 설명이 보인다. 

료제키 주조 역시 눈이 녹으면 양조에 사용한다는 설명이 쓰여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생을 서울 혹은 눈이 많이 내려도 10cm정도밖에 내린 적 없는 곳에서 살던 나로서는,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이 녹은 물을 어떻게 사용한다는건지 잘 감이 안잡힐것이다. 

아래는 양조장이 위치한 유자와시(湯沢市)의 겨울철 모습이다.

물론 위 사진은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재난상황으로 선포되었긴 했으나, 대략 이정도 내린다.

또 아래는 유자와 시의 또다른 겨울철 사진이다. 

일본에선 이런 이글루를 ‘카마쿠라(鎌倉)’라고 부르며 겨울철 이벤트나 축제로 많이 사용된다.

2. 양조장은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료제키 양조장 본관과 네 곳의 별관은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문화재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사케. 

멋있지않은가?

음. 멋있다. 🤩

마무리(내 생각)- 변경 및 추가 내용 있을 시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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