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구라 미야모토 열번째 술 - 주욘다이(十四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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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주욘다이를 만드는 양조장, 타카기 주조는 야마가타현에서 1615년에 만들어졌다. 

주욘다이는 300년이 넘게 지난 1994년에 15대로 양조장을 물려 받은 ‘타카기 아키츠나(高木高木顕統)’씨에 의해 만들어졌다.

15대로 물려 받았으나 사케의 이름은 14대(十四代)를 의미하는데, 14대 쿠라모토였던 아버지가 공들여 만든 고주(古酒)를 본인이 신주(新酒)로 확장시켜 만든 술이므로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 

처음 발매된 ‘주욘다이 나카도리 준마이’부터해서 1년 뒤엔 현재 주욘다이의 대표작 ‘혼마루(本丸)’, 현재엔 야마다니시키를 35%까지 깎아 만든 주욘다이 소우코우(双虹), 주욘다이 류게츠(龍月)와 같은 프리미엄 사케까지 이어진다. 

주욘다이가 나오기 전까지 타카기주조는 야마가타현 내에서 주판점과 소규모로 거래하며 대외적으로 활동하지 않는 양조장이었다. 

타카기주조가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게 계기는 역시 1994 이후의 일이다. 

 

주욘다이가 나오기 까지

1993년, 도쿄에서 일을 하고 있던 타카기 씨에게 전화가 옵니다. 

발신인은 14대째로 양조장을 이어 받아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 

30년 이상 같이 일 해온 토지가 은퇴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지에 대한 전화였습니다. 

그 전화 한 통으로 타카기씨는 본인의 인생을 양조장과 함께 하기 시작합니다. 

갑작스럽게 양조를 책임지는 자리로 오게 되어 밤낮으로 일 한 결과 태어난 주욘다이. 

첫 해부터 호평을 받습니다. 

주욘다이가 첫 발매된 1994년부터 타카기주조와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후쿠시마현의 이즈미야(泉屋)의 주인 사토씨는 주욘다이가 발매되기 전 ‘주욘다이 나카도리 준마이긴조를 마셔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마신 순간, 신선한 과일을 베어 물었을 때처럼 향기와 맛이 입 안에서 폭발했습니다. 단맛과 산미, 향의 균형이 절묘하여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런 충격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당시, 그러니까 아직 2000년이 되기 전까지 니혼슈의 흐름은 역시 니이가타현과 효고현 중심의 탄레이 카라구치. 입 안에서 깔끔하게 끝나는 드라이한 타입이 인기였습니다. 

그러나 주욘다이나 아라마사와 같은 우마구치, 아마구치 계열의 사케가 니혼슈 팬들 사이에서 인정받게 되면서 니혼슈는 이제 카라구치도, 아마구치도 그저 맛만 좋으면 인정받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현재

타카기 주조는 설립 때부터 계속해서 소규모로 양조를 하던 곳이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기 전부터도 주판점과의 사케 거래 체결은 쿠라모토가 직접 만나서 해왔으며 토지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케의 맛을 하나 하나 봐 가며 주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사케의 양도 늘리는 데에 한계가 있기에 늘 다른 양조장보다 비교적 적은 양만 유통되고 있습니다. 

맛은 뛰어난데 주욘다이가 거래되고 있는 주판점은 적고, 유통되는 양도 적다보니 여기서 나오는 희소성이 더욱 더 니혼슈 팬들을 열광시키는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주욘다이의 맛은 지콘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 키야쇼 주조(木屋正酒造)나 니후다자케를 만드는 카모니시키 주조(加茂錦酒造), 히로키를 만드는 히로키주조(廣木酒造)와 같은 젊은 토지, 쿠라모토들에게 영감을 주기까지 이르렀습니다. 

개인적으론 주욘다이가 시대를 앞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맛이 뛰어난 우마구치, 아마구치를 만들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술에 고무된 젊은 토지들이 더 맛있는 니혼슈를 만드는 선순환을 일으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미엄 사케에 대해서

타카기 씨도 현재 주욘다이가 재판매될 때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는 문제점에 대해선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으나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린다면 주욘다이의 정체성이 희석될 것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주욘다이를 만든 것은 쿠라모토, 토지의 감각이기에 대량생산은 이러한 감각이 변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겠지요. 

때문에 롤렉스가 그렇고 나이키 트래비스 스캇이 그렇고 샤넬, 에르메스가 그렇듯 명품에는 희소성이 따르기 마련이며 그 희소성을 통해 다시 이익을 얻으려는 시장의 원리가 주욘다이에 적용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시장의 흐름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됩니다. 

 

마무리 (내 생각) 

블로그 게시글 처음에 쓴 ‘라벨을 쫓지 말자’에서 주욘다이, 지콘, 아라마사에 대한 의견을 단 적이 있었습니다.

일본에 오는 수많은 니혼슈 팬들이 니혼슈 이자카야에 오면 다른 사케들보다 주욘다이나 지콘, 아라마사를 종류별로 다 마시고 인증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 외에도 많은 맛있는 사케가 있기에 사케 선택에 대한 가능성을 더 열었으면 하는 바람을 적었었습니다. 

물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저 또한 니혼슈 이자카야에 간다면 최대한 다양한 술을 마셔보려고 하는 편이긴 합니다. 

(그래도 아라마사 아메가에루, 니루가메는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러나 주욘다이의 가치는 저 또한 ‘프리미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토지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케. 멋있지 않나요? 

최근에 브레이킹베드를 처음부터 다시 보고 있는데, 역시 명작이란 생각을 매 번 합니다. 

한 화 한 화에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시킬 장치들을 잔뜩 마련해 놓았지만 티나지 않게 연출하여 시청자가 그 상황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공들인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런 명작들은 다른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어 줍니다. 

또 다른 예로 정말 잘 만든 ‘더 오피스’를 들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 시트콤인데, 매 화 ‘시트콤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재밌습니다. 

더 오피스 또한 시트콤이나 비슷한 장르를 만드는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욘다이는 이런 위치에 있는 니혼슈이지 않을까. 라고 이번에 자료 조사를 하면서 느꼈습니다. 

맛있는 사케는 많지만 영감을 주는 사케는 적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게 니혼슈 팬들을 ‘주욘다이 팬’으로 만드는 역할에 일조하지 않았을까요.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