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타역 앞에 고장난 신칸센이 돌아왔다.
4월 10일부터 4월 19일까지 하카타 역 앞에 신칸센 ‘츠바메’의 머리부분이 전시된다.
거의 매일 하카타역 앞을 지나다보니 눈에 띄긴 했으나 원래 열차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
설치되고 약 3일정도가 지났을 때 뉴스에서 츠바메의 서사를 보았다.
2016년 쿠마모토에 진도 7의 지진이 일어났고 당시 운전자는 몸이 붕 뜬 뒤 아래로 고꾸라질 정도의 흔들림이었다고 했다.
(다행히 차고지에 돌아가던 때라 승객은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열차는 철로를 벗어났고 총 6량중 3량은 심각한 피해를 받아 폐기, 나머지 3량은 쿠마모토현에서 직원 교육용 교보재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머리쪽은 약 10년간 쿠마모토 차고지에 보관되어있다가 큐슈지역 신칸센의 전 노선 개통 15주년을 기념하여 새로 패인팅되어 ‘츠바메의 대모험’을 테마로 4월 10일 하카타역 앞 광장까지 오게 된 것이다.
위의 내용과 함께 뉴스에선 츠바메의 머리부분이 쿠마모토에서 배를 타고 밤에 후쿠오카에 도착, 트럭에 실려져 광장 앞까지 오는 장면을 짤막하게 보여줬는데, 이 서사는 열차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나 조차도 조금이나마 마음을 움직이기엔 충분했다.
다음 날이 되어 여느 날과 똑같이 하카타역 앞을 지나갔다.
하카타 역은 평소와 같았으나 다르다고 느껴진 것이 하나 있었는데, 츠바메에 대한 내 관점이었다.
뉴스가 들려준 츠바메의 서사는 왠지 모르게 나로 하여금 츠바메를 ‘귀엽다’라고까지 느낄 수 있게 해줬고
나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츠바메의 사진을 찍고 말았다….
(찰칵)
츠바메의 이야기를 오늘 올린 이유는 내가 기차를 좋아하게 됐기 때문은 아니다.
실제로 기차에 대한 관심도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지금 하카타역 광장 바로 앞에 있는 ‘츠바메’를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된 계기가 내가 니혼슈를 좋아하게 된 계기와 같다고 생각하여 글을 쓰게 됐다.
이것이 서사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
양조장또한 지진으로 전손되어 재건 불가능한 상태로 여겨졌으나 여러 양조장의 도움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복구에 성공한 케이스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다른 지역에 양조장을 지어 포기하지 않고 다시 양조에 들어간 곳도 있다.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아 폐업 위기까지 갔으나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케를 만드는 양조장 중 한 곳이 된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런 곳들은 하나같이 기가 막힌 맛의 니혼슈를 현재까지 만들고 있다.
역경을 넘은 사람들에게는 앞으로 도약할 초자연적인 힘이 존재하나보다.
어쨋든,
니혼슈를 특별하게 만드는 부분과 츠바메를 특별하게 만든 부분은 일맥상통한다.
사물을 보다 깊게, 재밌게, 입체적으로 즐기고 싶을 땐 서사의 힘이 큰 도움이 된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사람의 사소한 부분에서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사소한 부분까지 좋아하게 되면 점점 더 그 사람에게 빠져들게 된다.
사케도 마찬가지고 츠바메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것에 서사를 알아보거나, 더 강하게 좋아지고 싶다면 본인만의 서사를 만들면 된다.
그렇게 그 사물에 본인의 서사가 입혀진다면 누구보다 특별하게 본인의 취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닷사이로 사케를 처음 시작했을 때 내가 그랬고 이번에 츠바메를 보고 다시 한 번 느낀 나만의 생각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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