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에서 180년. 스미노에주조
다테세븐을 만드는 일곱 양조장 중 하나이자 동일본대지진을 이겨낸 양조장.
그리고 내가 오키나와에 이사와서 처음 마신 술을 만드는 양조장.
전량 미야기현 효모를 사용하는 양조장.
그리고 무엇보다
이사간 집에서먹은 발코니에서의 첫 식사, 야끼니쿠와 야채구이랑도 잘 어울렸던 사케를 만든 그 양조장!
오늘은 미야기현 사케 스미노에를 만드는 스미노에 주조(墨廼江酒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역사
1. 탄생
1845년 미야기현의 이시노마키시. 원래 상인이었던 사와구치(澤口)씨에 의해 양조장이 탄생한다.
당시 이시노마키시(市)는 어촌이자 항구도시로 에도시대때 해산물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쌀이나 식료품들이 드다드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지역이었습니다.
(현재또한 어획량이 상당히 높은 지역으로, 해산물이 유명합니다.)
그 지역에서 상인을 겸했던 사와구치씨는 양조업자로부터 양조장을 물려받아 양조의 길로 들어섰고, 양조장의 이름은 바다의 평온을 다스리는 신의 이름인 ‘스미노에’를 따서 스미노에 주조(墨廼江酒造)라고 지었습니다.
아마 사와구치씨는 당시 양조로 인생을 바꾸겠다라는 생각으로 인수를 했던 것 같진 않습니다.
인수 후에도 양조는 보조 수입 개념이었고 주 수입원은 이전부터 해왔던 곡물과 해산물 도매업이었습니다.
그러나 1928년, 거대한 해일이 해안을 덮쳐 도매업에 회복할 수 없는 큰 피해를 입혔고 그 때부터 니혼슈가 주 수입원이 되었습니다.
2. 6대 쿠라모토, 사와구치 야스노리(澤口康紀) 씨, 그리고 전국으로의 유통
1989년, 현재까지도 쿠라모토를 역임하고 있는 사와구치 야스노리씨가 양조장으로 들어옵니다.
들어온 직후엔 일을 배우며 후계자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준비의 시간을 보냈으며 유통망 확장에 힘을 썼습니다.
2000년에 들어서는 양조에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품질 관리에 힘씁니다.
이 때 사와구치씨가 중점을 두었던 것은 이하와 같습니다.
효모는 전부 미야기현의 효모로 통일한다.
전량 주조호적미를 사용한다.
사케쌀의 차이로 스미노에의 개성을 나타낸다.
대략 1980년대부터 길게는 2000년대까지는 지방의 여러 양조장들이 도쿄로 혹은 오사카로 자신들의 사케를 보내며 더 큰 시장으로 가기 위해 모험하던 시기였습니다.
사와구치씨도 이 시기에 직접 도쿄나 오사카, 다른 대도시들로 유통망을 확장하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3.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양조장 대부분이 파손. 그러나 반년만에 부활.
위기에서 희망을 미야기현의 여러 양조장이 있다. 스미노에주조도 그 중 하나입니다.
때는 2011년. 지진과 쓰나미가 덮치기 전 양조장에선 모로미를 짜서 병입(瓶入れ)단계로 넘어 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작업 도중 첫 지진이 찾아왔습니다.
양조장이 흔들리고 있는 중에서도 화재와 같은 2차 피해를 우려하여 보일러를 껐고, 양조장이나 사케에 큰 피해가 가지 않았나 직원들과 함께 확인했습니다.
양조장 이곳저곳이 무너지고 냉장고에 넣어놨던 스미노에가 빠져나와 깨져있었습니다.
아직까진 괜찮았습니다. 몇 주내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정도의 피해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약 30분 뒤, 2차 지진이 찾아왔습니다.
피해는 더 컸고 추가로 있을 여진을 대비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피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진에서 가장 무서운 재난, 쓰나미가 해안가에 위치한 양조장을 덮쳤습니다.
당시 사케를 보관할 대형 컨테이너가 있었기에 직원들과 함께 컨테이너 위쪽으로 대피했고 쓰나미는 그들이 위치한 곳까지 찾아왔습니다.
약 1m정도의 새까만 쓰나미였습니다만, 정말 다행히도 컨테이너 위에까지 물살이 휩쓸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이미 피해수준은 몇 주 내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게 됐습니다.
전기와 수도가 2주간 끊겨있었기 때문에 가스로만 2주 생활을 했고
짜지 못한 모로미들, 짰으나 병입하지 못했던 사케. 병입까지 완료된 사케
전부 다 방치된 상태로 2주가 지났습니다.
전기와 수도가 복구되었고 그로부터 다시 1주일이 지났을 때에야 중단되었던 모로미를 손 볼 수 있었습니다.
온도를 조절할 수 없었기에 이미 못마실 정도로 발효가 진행되지 않았을까 해서 마셔본 사케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물론 팔 순 없었지만.
야스노리씨는 이 때 니혼슈의 힘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 뒤론 전국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현 내에서는 직접적인 도움을, 전국적으로는 양조업계의 부활을 위해 응원차 사케 소비량을 늘리는 등의 간접적인 도움도 받았습니다.
그렇게 반 년이 지나고 스미노에 주조는 다시 사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4. 현재
예전부터 스미노에 주조는 ‘품질을 최우선으로’라는 방향으로 양조를 해오고 있었지만 지진 이후로 여러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에 보답하고자 내린 쿠라모토로서의 가장 좋은 대답은 역시 더 좋은, 더 잘 만든 니혼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미 양조장에 들어온 지 37년이 지났지만 해가 바뀔 때마다 양조의 모든 조건들(쌀의 상태, 기후, 양조장 내 균의 상태 등)이 바뀌기 때문에 처음 양조를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매 해를 보낸다고 합니다.
때문에 시스템화된 공정이나 작업 횟수보단 오감에 의해 결정한 ‘좋은 사케’를 만들고 있습니다.
직접 맛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병입까지 이어집니다.
그런 사케들을 손님들의 식탁에, 냉장고에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유통망은 무지막지하게 넓어져…
제가 살고 있는 오키나와에서도(정확히는 이즈미야 사케텐) 스미노에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예~~~)
스미노에의 특징들
1.맛
전반적인 맛은 깔끔한 맛을 베이스로 하는 식중주 타입입니다.
해산물이 유명한 지역에서 나오는 사케이기 때문에 해산물과 궁합이 좋은 사케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번에 마신 ‘스미노에 준마이긴죠 나카다레(墨廼江純米吟醸中垂れ)’는 깔끔한 맛으로 해산물과 잘 어울리면서도 바디감이 무거워 야끼니꾸와도 궁합이 괜찮았습니다.
2. ALL 미야기현 효모를 사용
스미노에의 모든 종류에는 오직 미야기현에서 나온 효모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글의 처음에 썼던 것처럼 스미노에 주조는 다테세븐을 만드는 일곱 양조장 중 하나를 담당하고 있는데, 2026년 다테세븐의 컨셉이 ALL미야기로, 쌀도, 효모도 미야기현에서 나온, 미야기현에서 발명한 재료들을 썼던 것을 보면, 개인적으론 ‘스미노에주조의 의견이 반영이 많이 됐나?’라는 생각을 조금 합니다. (아닐수도)
3. 소량생산
오감으로 판단한 맛있는 사케를 만들고 있고 품질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는 양조장이기 때문에 대량 생산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연 생산량이 약 800석정도로 잇쇼빙만 생산 시 연간 8만병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모든 라벨이 귀하진 않지만, 시즌에 따라 나오는 상품들은 소량 입고되어 사기 어려울 때도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드라이한 사케 좋아하시면 한 번 사보세요)
마무리 (내 생각)
세계 어딘가에서 니혼슈를 좋아해 사카구라 미야모토에 방문해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사카구라 미야모토는 니혼슈를 여러분의 기억에 맛과 향이 좋은 술 그 이상의 것으로 만들어 드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니혼슈를 단순한 술에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로 만들고 싶으신 분들, 니혼슈를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싶으신 분들은 사카구라미야모토 멤버쉽에 가입해 함께해주세요. 이하 컨텐츠는 멤버쉽 전용 컨텐츠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