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니혼슈
누군가 내게 잊을 수 없는 사케를 물어 본다면 나는 작년에도, 올해도,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닷사이라고 대답 할 것이다. 오늘 할 얘기는 내 기억속에 어째서 닷사이가 가장 강하게 들어와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특별한 니혼슈, 자신의 시간과 함께 걸어가는 니혼슈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이야기는 내가 한창 간호사를 하고 있을 때인 4년 전으로 돌아간다.
2022년, 나는 술이라고는 소주와 맥주, 막걸리, 그리고 가끔 와인만 먹은 적이 있는 갓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간호사였다.
근무는 3교대였고 저녁 타임 근무가 끝나고 퇴근하면 오후 열한시정도가 됐다.
집에 가는 길에 여러가지 주류를 파는 가게가 있어 자주 들렀는데, 주로 맥주를 많이 마셨다.
다른 술을 마실까 할 때는 팩사케와 와인이 저렴했으나 팩사케는 딱히 좋아하지 않았고, 비슷한 가격대의 와인을 더 선호했다. 병으로 된 사케는 아무리 싸도 4만원이 넘어갔으니 쉽게 살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22년 7월, 왜 내가 69000원을 주고 닷사이45를 샀는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월급날이었나?
당시 나는 니혼슈를 마셔 본 적이 없었어서 사케는 따뜻하게 마시는 술이라고 알고 있었다.
돗쿠리라는 것도 몰랐기에 냄비에 병째 넣어서 뎁혔다. 온도도 몰랐다. 그냥 끓는 물에 5분정도 담궜다가 빼서 마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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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중범죄에 해당하는 무자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그렇게 대충 마신 니혼슈가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술이란, 친구들과 놀기 위해서 마시거나 취하기 위해 마시는 용도였으나 니혼슈를 접하고 술은 분위기를 느끼고 음식과 궁합을 생각하며 맛을 음미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닷사이는 따뜻하게 마셔도, 차갑게 마셔도 정말 맛있었다.
페어링이란 개념도 그 당시엔 몰랐고 그저 배고파서 군고구마와 같이 먹었는데 둘의 궁합도 굉장히 좋았다.
니혼슈를 마시니 영화도 일본 영화를 보면 분위기가 좀 낫지 않을까 생각해서 틀었던 영화 ‘행복한 사전’도 무척 재밌게 봤다.
그렇게 영화와 함께 즐긴 약 세시간의 혼자만의 술자리,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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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를 준비하면서도 간호사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일단 간호학과에 들어갔으니 간호사가 되긴 할건데 도무지 책에서 말하는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게 뭔지,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갈피조차 잡지 못했다.
그러나 술에 대한 관점이 바뀌고 인생이라는 항로에서 방향을 찾게 되자 내가 해야 할 것들이 하나 둘 씩 눈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시점부터 나는 니혼슈와 관련된 일을 하기로 내 꿈의 방향을 정했고 니혼슈를 배우기 위해선 일본에 가야 겠단 생각을 했다.
그렇게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세계 어딘가에서 니혼슈를 좋아해 사카구라 미야모토에 방문해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사카구라 미야모토는 니혼슈를 여러분의 기억에 맛과 향이 좋은 술 그 이상의 것으로 만들어 드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니혼슈를 단순한 술에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로 만들고 싶으신 분들, 니혼슈를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싶으신 분들은 사카구라미야모토 멤버쉽에 가입해 함께해주세요. 이하 컨텐츠는 멤버쉽 전용 컨텐츠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후 닷사이를 마실 나에게.
여섯번째 닷사이를 마실 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
글쎄, 우선 오늘의 나는 다섯번째 닷사이를 마실 때 보다 웹사이트도 만들 수 있게 됐고 일본어도, 영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대화가 가능한 정도로 올라왔으며 영상또한 내 생각을 담아 재밌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일상 생활에서는 도덕 기준을 성경에 근거하여 떳떳하게 살기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며,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기 곁에서 잠을 잔다.
여섯번째 닷사이를 마신다면 그 뒤의 모습도 궁금해 질 것이다.
열 번째 닷사이를 마실 때에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스무번째 닷사이를 마실 때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기대가 되는 날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어떤 라벨의 술이 됐던,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만의 닷사이를 떠올렸을 때 첫 번째 술을 마실 때와 열 번째 술을 마실 때 여러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가 궁금하다.
사케에 이 글을 읽는 구독자분들의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