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구라 미야모토 여덟번째 술 - 덴슈(田酒)
내가 태어나기 22년 전인 1974년, 아오모리현에선 2026년 기준 사케노와 전국 5위, 사케타임즈 전국 29위인 사케 ‘덴슈’가 출시되었다.
이 탄생에는 주류(mainstream)를 거스르는 결정과 용기가 필요했으며 그 용기의 열매는 50년이 넘는 기간동안 일본 내에서 큰 사랑을 받는 사케라는 결과로 보답했다.
구체적으로 덴슈의 탄생에 어떤 이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와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1878년(메이지 11년)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에 설립된 니시다 주조.
준마이슈가 유행하지 않았던 시기에 태어난 덴슈
1878년(메이지 11년)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에 설립된 니시다 주조.
설립 당시 양조장은 덴슈를 만들고 있지 않았다.
당시 만들고 있던 사케는 ‘키쿠이즈미(喜久泉)’.
바닷가에 위치한 양조장이라 그런지 키쿠이즈미는 해산물과 잘 어울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덴슈또한 깔끔한 맛이 두드러지는 사케이기 때문에 마실 때마다 늘 사시미가 떠오르는 사케이다. (saketimes 참고)
그로부터 약 100년 뒤인 1974년
한국에선 첫번째 지하철 노선 1호선이 개통된 해이자
일본에선 헬로키티가 탄생한 년도에
니시다 주조에서는 순수하게 쌀로만, 그리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양조한 않은 준마이슈(純米酒)라인 덴슈를 출시한다.
당시 전국적인 니혼슈의 흐름은 혼죠조와 후츠슈였는데, 그 이유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쌀 공급 부족에 있다.
세계2차대전 후 일본은 쌀이 부족했기에 양조에 쓰일 쌀은 더더욱 부족했다.
때문에 양조장은 쌀이 부족한 만큼 만들 수 있는 술의 양도 적어졌는데, 이를 만회시키기 위해 알코올을 넣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쌀 양의 50%까지 양조용 알코올을 넣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배경이 자연스럽게 니혼슈의 주류(mainstream)는 양조용 알코올에 제한이 없으며 감미료 제한도 없는 ‘후츠슈(普通酒)’ 나 최소한의 기준을 둔 ‘혼죠조(本醸造)’가 됐다.
그러나 덴슈는 이러한 흐름에 거슬러 1974년 쌀만을 이용한 ‘준마이슈’인 덴슈를 탄생시켰고 1981년 한 잡지에서 진행한 ‘맛있는 사케 컨테스트’에서 1위를 거둬 인지도를 높이기 시작했고 특히 도쿄에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경제가 좋아짐에 따라 준마이슈의 인기도 올라갔고 나라가 부유해지면서 사람들의 평균 기대값도 높아져 준마이긴조, 준마이다이긴조로 자연스럽게 니혼슈의 유행은 고급화되었다.
아오모리를 넘어 전국에서의 인지도를 얻게 한 5대 쿠라모토, 니시다 츠카사 씨
원래 덴슈는 바디감이 풍부하고 감칠맛이 강한 타입의 술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덴슈는 2004년에 한 차례 큰 변화가 있었다.
2004년에 양조장을 이어 받은 니시다 츠카사씨는 덴슈를 아오모리현을 넘어 전국에서의 인지도를 확보한 쿠라모토이다.
1. 사케의 맛에 변화도 줬으며
2. 아오모리현 내 최초의 주조호적미 ‘고조니시키(古城錦)’ 와 야마다니시키를 잡기 위해 아오모리현에서 만든 ‘하나오모이(華想い)’를 이용한 사케를 만드는 등, 시기에 맞춰 나오는 희소성이 있는 덴슈를 만들고
3.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키우는 등
덴슈가 지금의 인지도를 얻은 데엔 5대 쿠라모토의 역할이 컸다.
쿠라모토를 이어 받고 2026년 기준 23년째.
‘항상 비상식’이라는 양조에 대한 마음가짐을 지니고 덴슈를 만들고 있다.
(양조에 대해서)
(현재의 일과 작업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품질의 향상을 목표로 삼아 효율적으로 일합니다. 그리고 작업은 즐기면서 합니다. 힘들고 괴로운 일도, 시간도 있으나 그런것들도 가능하다면 웃는 얼굴을 잃지 않으며 일을 합니다. 항상 진화하며 나아갑니다. 항상 비상식(상식으론 불가능하단 의미도 담아)을 목표로 삼습니다.)
사카구라 미야모토가 생각하는 덴슈
1.
2025년에 하카타역 한큐 백화점에서 토호쿠지방 특산품 팝업을 했었는데(일본어로는 토호쿠붓싼(東北物産) 이라고 한다.) 토호쿠지방의 몇 양조장도 참가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덴슈를 마셔볼까 해서 갔으나 갔을 땐 이미 희귀한 덴슈는 다 나가고 토쿠베츠 준마이와 야마하이같은 일반적으로 생산하는 종류만 남아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역시 덴슈는 니혼슈 팬들에게는 바로바로 팔리는 정도의 인지도라는 생각을 했다.
2.
덴슈는 글쎄, 라벨 종류가 너무 많아서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여태까지 마셨던 덴슈들, 특히 병으로 구해서 마셔본 덴슈들은 음식과 곁들여 먹었을 때 훨씬 제 역할을 하는 사케이다.
일식 파인다이닝 페어링 라인업에 덴슈가 있으면 그 페어링은 꼭 전채요리나 사시미와 함께 나왔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사케.
어느정도의 아로마향은 갖고 있으나 그 향이 사케의 대표적인 특징은 되지 않을 정도의 레벨.
그런 술이 덴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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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랑을 받는다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현재 내 나이가 30.
당장 나부터도 30년동안 계속 사랑만 받아보진 못했을 것이다. (물론 부모님은 제외한다.)
그러나 덴슈는 무려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니혼슈 팬들에게 사랑을 받아왔고 심지어 나의 사랑도 받고 있다.
그 증거로, 니혼슈 이자카야 냉장고에 덴슈가 보이면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이 글을 보는 사케 팬들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덴슈를 병으로 구했다면 축하한다. 오늘 저녁에 회나 가벼운 식감의 요리를 사러 가라.
그리고 마시기 전에 오늘 읽은 내 글도 떠올려준다면…🫣
여담으로
덴슈같은 스타일은 와인잔보다 오초코에 마시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만약 오초코에 술을 마시고자 한다면 디자인이 수려한 오초코를 집에 하나쯤은 장만해 두는게 좋다.
개인적인 선호이지만, 꽤 강하게 어필하고 싶은 선호이다.
Fin
출처:
https://aomori-sake.or.jp/kuramoto/denshu.html (덴슈의 역사,현재)
https://www.saketime.jp/brands/41/(키쿠이즈미에 대해서)
https://hellosake.com/en/breweries/si91AcI8lRJ5EZWyOKj9(1981년 잡지에 대해서)
https://www.saketime.jp/brands/26/(5대 쿠라모토 니시다 츠카사 씨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