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구치도, 아마구치도 죽여주게 만드는 양조장의 술, 쿠도키죠즈(くどき上手)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Crazy, Stupid, Love. 2011)이라는 영화에는 두 주인공이 나온다. 

라이언 고슬링과 스티브 카렐. 

스티브 카렐은 첫사랑 상대이자 진심으로 사랑했던 아내에게 이혼통보를 받고 늘 동네 바에서 방황하지만 

여자와 대화하는 법을 몰라 옆에 앉은 여성에게 아무도 관심없는 자신의 이혼 얘기만 늘어놓다가 바에 혼자만 남는 경우가 많았다. 

오랜 시간동안 그를 지켜본 라이언 고슬링은 그를 A to Z 까지 다 바꿔주는데 외견과 더불어 여자를 유혹할 때 가장 중요한 무기인 ‘말빨’을 가르쳐준다. 

그렇게 스티브 카렐은 인생 처음으로 여러 여성과 잠자리를 갖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진짜 사랑을 깨우치게 되는 그런 영화인데, 영화도 잘 만들었으니 혹시 코믹/로맨스 장르에 거부감이 없다면 내가 좋아하는 배우 ‘스티브 카렐’이 나오는 영화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뜬금없는 영화추천이었지만 스티브 카렐이 말로 여자들을 유혹하는 것과 같이 말로서 상대방을 넘어오게 하는 걸 쿠도쿠(口説く)라고 하는데, 오늘 설명할 사케 이름이 쿠도키죠즈(口説き上手), 설득을 잘 한다는 뜻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일단 마시게 해봐라. 설득은 내가 할 테니’ 

이런 느낌이랄까. 

kudoki

역사

양조장 위치

1875년 야마가타현 츠루오카 시에 지어진 카메노이 주조. 쿠도키죠즈는 아직 태어나기 전으로 이 때 당시에는 양조장 이름을 딴 니혼슈 ‘카메노이’를 만들었다. 

올해로 약 150년이 지났지만 양조장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진 않으나, 대략적으로 이렇게 된다. →

창업 이후 두 차례 영업을 중단한 과거가 있다.

첫 번째는 대형 화제, 두 번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기업 통제에 의한 영업 중단이었다. 

세계 2차대전 당시 양조장 영업을 중단해야 했으며 재개하고 난 뒤 1983년 4대 쿠라모토 이마이 슌지(今井俊治)씨에 의해 쿠도키죠즈가 처음 탄생했다는 것. 

1985년에 쿠도키죠즈 준마이 긴조 라인을 도쿄를 타겟으로 해서 인지도를 넓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는 것 정도. 

그리고 쿠도키죠즈 개발의 뒤편에는 이마이 슌지씨가 이바라기현의 ‘메이리 슈루이(明利酒類)주조’에서 긴조를 양조하는 기술을 배워 왔다는 것. 

(메이리슈루이는 협회 10호 효모를 발견한 양조장이다.) 

그렇게 10호 효모를 사용해서 낸 첫 술이 ‘쿠도키죠즈’가 되었다. 

양조장 정보가 별로 없다 ? 그래도 좋다.

양조장 자체의 스토리로 사람을 매혹시킬만한 무언가는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도키죠즈가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이유는 역시  때문이다. 

쿠도키죠즈의 맛

쿠도키죠즈는 대체적으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사케를 많이 만드는데, 마시자마자 느껴지는 아로마 베이스의 단 맛과 향이 느껴지며 주로 정미보합이 낮은 사케가 많기 때문에 사케 특유의 누룩향이나 무거운 바디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카메노이 주조에서 만드는 모든 사케들의 평균 정미보합이 50%미만인 것을 생각해보면 전반적으로 쿠도키죠즈 라인업들이 정미보합이 준마이 다이긴조 수준(50% 미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준마이다이긴조를 넘어서 정미보합이 11%, 15%, 22% 등. 매우 오랜 시간 섬세하게 정미한 쌀로 만든 사케들도 라인업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섬세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쿠도키죠즈의 준마이다이긴조 라인들을 마셔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렇다고 카라구치 계열의 쿠도키죠즈가 맛이 부족하진 않다. 오히려 쿠도키죠즈의 ‘바쿠렌’같은 초카라구치 라인업들은 일식과의 궁합이 상당히 좋다. 

카메노이 주조는 아마구치는 아마구치대로, 카라구치는 카라구치대로의 매력을 살리는 올라운더 양조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쿠도키죠즈의 팬이 일은 한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쿠도키죠즈jr 있다. 

쿠도키죠즈 Jr에 대해

쿠도키죠즈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론 기본 모델, 쿠도키죠즈.

くどき上手1 

높은 정미율을 베이스로 한 야야 아마구치(やや甘口)나 야야 카라구치(やや辛口) 계열의 마시기 쉬운 준마이 긴조/다이긴조가 주로 분포되어 있다. 

두 번째론 쿠도키죠즈의 초카라구치 라인업, 바쿠렌(ばくれん)

バクレン

카메노이 주조에서 야심차게 만들고 있는 깔끔하고 딱 떨어지는 계열의 라인업이다. 

세 번째론 카메노이 주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인업, 쿠도키죠즈 Jr. 이다. 

kudoki jrr

쿠도키죠즈 Jr.은 현재 5대 쿠라모토로 역임하고 있는 ‘이마이 토시노리(今井俊典)’ 씨가 아버지가 만든 쿠도키죠즈에서 더 나아가서 자신이 만든 쿠도키죠즈를 세상에 내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기 시작한 새로운 라인업이다. 

이름은 쿠도키죠즈에 jr를 더한 것 뿐이지만 추구하는 바는 명확히 다르다. 

쿠도키죠즈Jr.는 좀 더 무겁고 달달한 계열의 사케도 분포되어 있으며 사케만으로도 화이트와인처럼 술술 마실 수 있게 만든 사케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실험적인 사케들도 많이 내보내고 있어 매년 같은 라벨들도 많이 나오지만 실험적으로 내보내는 사케들도 존재한다는 게 특징이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쿠도키죠즈jr. 라인업 중에 후시키챤(不思議ちゃん)이라는 라벨은 정미보합이 45%. (한국어로 하면 불가사의 씨 라고 하면 의미가 통할 듯 싶다.)

그리고 그 뒤에 나오는 쿠도키죠즈jr. 마카후시키챤(摩訶不思議ちゃん)은 모든 조건은 후시기챤과 동일하지만 정미율만 1% 낮춘 라벨로, 1%의 정미율이 사케에 어느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해주는 라벨이다. 

또 다른 예시로 술쌀의 대표라고 불리는 야마다니시키가 이상기온으로 재배가 어려워지자 그 대체제로서 만들어진 ‘하쿠츠루니시키’라는 술쌀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 술쌀을 사용하여 만든 쿠도키죠즈jr. 하쿠츠루니시키 도 실험적인 사케의 한 예시가 된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위해선 실험정신만으로는 부족하다. 

맛까지 인정을 받아야만 비로소 시장에서 오랫동안 있을 자격을 갖춘다. 

따라서 쿠도키죠즈 Jr.는 단순한 실험정신만으로 살아남은 뉴 라인업이 아니고 맛까지 챙긴 라인업이다. 

기존 쿠도키죠즈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이면서 소비자에게 인정받을 맛을 갖춘 술을 만든 토시노리씨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마무리(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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