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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구라 미야모토 두 번째 술, 보 미셸

보 미셸, 사쿠시(佐久市)의 토모노 주조.

위치: 나가노현

2025년 6월 마신 술 중에 가장 맛있었던 보미셸, 그리고 겨울이 되고 마셨던 스노우 화이트도 굉장히 맛있었다. 

나는 약 2년 전부터 운동화를 졸업하고 구두를 주로 신는데, 지금 가지고 있는 것 중 계절 상관 없이 신고 있는 건 샌더스의 가죽구두이다. 

2024년경 샌더스 구두를 처음 사고 계속 신었을 때 착화감도, 계절을 타지 않는 점도, 내가 가진 옷들과 대체적으로 다 잘 어울리는 클래식한 디자인도 모두 마음에 들어 다음에 구두 살 일이 있으면 다른 샌더스 구두를 찾아 볼 생각이 있다. 

처음 신고 난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쭉 신어 본 결과, 구두가 쏙 내 맘에 들었기 때문에 같은 회사의 다른 구두들도 절로 관심이 가게 된다. 즉, 처음 샀던 샌더스 구두가 나를 어느정도 이 회사의 팬으로 만든 것이다. 

오늘 내가 설명하려는 토모노 주조의 보 미셸도 이와 같다. 

2024년 6월 중순쯤에 보 미셸을 처음 마셨을 때 한 번에 느낌이 왔다. 

‘무조건 이번 달 마신, 그리고 마실 니혼슈 중 이게 1등’이라고. 

첫인상이 좋았기 때문에 난 지금까지도 니혼슈 판매점에 보 미셸이 보인다면 그 즉시 긍정적인 감정이 피어 오른다. 

‘보 미셸’이라는 라벨에 팬이 된 것이다. 

원래부터 내가 마시기 쉬운 니혼슈를 좋아하는 게 아마 이렇게 생각한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당시 난 보미셸은 미움받기 어려운 사케이다. 라고 생각했고 

어느정도 달달한 계열의 니혼슈를 찾는 손님들에게 6월만큼은 1순위로 추천했고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끔 나이가 좀 있는 아저씨 손님과 사이가 좋아져 한 번만 드셔보라고 추천했다가 혼 난 적도 있지만, 이건 별개로 치자. 

메인 상품 중 하나인 보 미셸, 낮은 알콜도수와 와인과 같은 맛으로 2023년 여성이 마시면 좋은 사케 어워드에 뽑힌 적이 있는 술이다.

보 미셸의 재밌는 점은 음악에 팝의 기운을 담기 위해 발효(사케가 태어나는 과정)중에 비틀즈의 음악을 들려준다. 

발효가 일어나는 도중 비틀즈의 음악을 들려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생각이 들 수도 있고, 그저 ‘재밌네’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보이지 않는 것들의 힘을 믿는 사람으로서 발효 중 양조장 전체에 울려퍼지는 비틀즈의 노래가 니혼슈에 반드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나는 라라랜드의 ‘Mia & Sebastian’s Theme’을 듣고 있다. 

글을 쓸 때 듣는 음악 또한 글에 영향을 끼친다. 

본능이 시키는 대로 혹은 글의 흐름을 타 버린 작문이 아니라, 내가 사전에 정리한 소재대로. 계획대로 글을 쓰기 위해 일부러 잔잔한 음악을 틀어 마음을 진정시키곤 한다. 

반대로 글을 쓰거나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계속해서 칸예의 Stronger이나 블랙아이드피스의 Pump it같은 노래를 주구장창 듣고 있다면 생각이 잘 정리가 되지 않거나 본능대로, 손이 움직이는 대로 글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노래라는 언어는 귀가 아니라 마음에, 무의식에 하고싶은 말을 때려 넣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발효과정에 양조장 전체에 울리는 비틀즈의 Michelle이 보미셸이 만들어지는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양조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출근을 해서 Michelle을 재생했을 때, 그리고 다른 직원이 출근해서 노래가 흐르는 것을 들었을 때 본인들이 만드는 니혼슈에 다른 니혼슈들보다 더 의미를 부여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노래를 즐기면서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발효중인 모로미가 듣고 더 힘을 내서 좋은 발효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내가 보 미셸을 좋아하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말 할 수 있는건 만약 당신이 어느정도 아마구치의 니혼슈를 찾고 있고 아직 보 미셸을 마셔보지 않았다면 반드시 좋아 할 것이다. 

보 미셸 라벨의 여러 라인들 (스노우판타지, 블리스, 코튼캔디 등등)도 계절에 맞춰 내고 있으니 혹시 일본에 왔는데 보인다면,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