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roki

[무료 블로그] 후쿠오카의 토도로키 사케점. 그리고 히사야.

후쿠오카에 유명한 사케 판매점 중엔 야쿠인 역 근처와 사사바루 역 근처에 매장이 있는 토도로키 사케점과 후쿠오카 공항 근처에 위치한 히사야가 있다. 

두 곳 다 사케의 종류도 많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케들이 많아 니혼슈를 좋아하는 관광객이라면 꼭 한 번 가보는 것을 추천하는 곳인데, 오늘 메인으로 얘기하려고 하는 곳은 토도로키 사케점이다. 

최근에 가족과 함께 토도로키 본점(사사바루역)에 가기 위해 했던 외출이 후쿠오카에 살기 시작한 뒤 가장 좋았던 산책이 되었어서 멤버쉽 회원들도 꼭 같은 기분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린다. 

사케판매점에 가는 목적은 무엇일까?

그야 물론 니혼슈를 혹은 쇼츄를 사기 위해서이다. 

와인을 사러 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갔는데 본인이 원하는 니혼슈를 구하지 못 한 경우에는 상실감이 클까?

목적이 ‘본인이 원하는 니혼슈를 구하기 위해’라면 당연히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으니 상실감이 클 것이다. 

그러나 나는 멤버쉽 회원들이 본인이 원하는 니혼슈를 구하지 못하더라도 그 날을 일본에서 보낸 최고의 추억들 중 하나로 꼭 남겼으면 좋겠다.

어떤 경험이 토도로키 사케점 본점으로의 외출을 가족과 보낸 최고의 외출 경험으로 남았는지. 얘기해보겠다. 


토도로키 사케점

우리집은 하카타역 근처이다. 토도로키 사케점 본점에 가기 위해선 사사바루역까지 가야한다. (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지만 난 전차가 좋다.) 

전차는 비록 배차간격이 30분정도로 긴 편에 속하긴 하지만 외형도 귀엽고 지하철과 다르게 전차를 타면 여행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마음이 두근두근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을 위해서 얘기하자면, 지하철과 엄연히 다르다.)

하카타역에서 사사바루역까진 두 정거장. 상당히 짧은 거리고 교통비도 220엔정도 들었다. 

역에 내려서 사케점까진 1km. 엄청난 이벤트가 있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 1km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 

사사바루역은 하카타역과 가깝지만 상당히 시골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토요일날 갔음에도 길거리에 사람이 적었고 지나가는 차도 적었으며 부모님과 외출나온 아이들이 종종 보였다. 

유모차에선 나루짱(우리집 아기 이름이다.)이 자고 일어나고를 반복했고 나와 눈을 마주치면 웃어줬다. 

와이프도 전차를 타서 그런지 먼 곳까지 여행 온 기분이라고 하며 들뜬 상태. 

우리 가족 모두가 사사바루역 근처를 즐겼다. 

그렇게 사케점에 도착했고 토도로키 본점에는 내가 좋아하는 덴슈, 센킨, 미야칸바이, 아카부는 3~4종류별로 있었고 그 외에 시치다, 오오미네, 야마노 코토부키, 와카나미, 잇파쿠스이세이, 하쿠라쿠세이 등 수 도 없이 많은 인기있는 니혼슈가 구비되어 있으며 종업원분들도 열심히 손님에게 니혼슈를 설명하는데, 영업의 느낌이 아니라 손님이 좋은 니혼슈를 고를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는 듯한 자세로 일하는 종업원이 있어 좋은 가게 분위기에 플러스 알파 요인이 되었다. 

가게 내부 인테리어도 내가 가 본 니혼슈 매장 중 가장 세련된 인테리어였다. 

분위기를 내고자 하는 사케점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소재, 목재를 아낌없이 썼다. 내가 건축이나 인테리어를 파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목재가 좋은지는 잘 모르나, 토도로키 사케점은 전반적으로 목재를 사용하여 차분하고 정돈된, (그리고 좀 더 까불어보자면) 사케점치고 매우 고즈넉한 분위기로 지어졌다. 

토도로키에선 동영상에 쓸 니혼슈 (센킨, 미야칸바이, 덴슈)를 샀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선 부모님과 같이 노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 아이는 줄넘기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본 바로는 많아야 한 개. 평균 0.3개정도하는 아이를 볼 수 있었다. 그 아이는 엄마 앞에서 계속해서 줄넘기를 시도했고 어머니는 바로 앞에서 0.3회의 줄넘기를 보고 응원하며 같이 놀고 있었다. 

딸을 가진 입장에서 나도 아이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즐거웠고 나도 같이 응원했다. 

‘힘내!’ 나 ‘할 수 있어!’ 라고. 

일본어로 했으니 ‘がんばれ!’와 ‘行けるよ’. 

아이는 웃으면서 날 봐 줬고 그 다음엔 혼자서 외출나온 할머니를 길에서 봤는데, 지나가면서도 나루짱과 계속 눈으로 인사를 해서 나도 감사함을 전했고 자연스럽게 스몰토킹으로 이어졌다.

개월 수를 물어보고 나루짱 혈색이 좋다고 하며 처음 보는 우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주셨다. 

인상이 선한 할머니셨다. 

길어봤자 20초도 안되는 아이와의 대화나 할머니와의 대화.

가끔이지만 낯선 사람들과의 짧은 대화가 그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경우가 꽤 있다. 

그 날 날씨도 좋았으며 우리 가족 모두도 여행 온 기분을 느끼며 긍정적인 기운을 계속 내보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플러스 알파로 낯선 사람들과 서로에게 힘이 되는 대화까지. 

이런 경험들이 있으면 내가 토도로키에서 내가 원하는 술을 구하지 못했어도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일본어가 되지 않는다던가, 본인만의 사정으로 인해 정말 ‘사케’를 위해서 여행을 온 것이라면 이 이야기에서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통하지 않을 수 도 있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그리고 사카구라 미야모토 회원들이 물질적인 사고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돈이나 사케같은 물질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추구하되 그 과정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염두하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경험이나 사랑, 배려, 희망이나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 등을 계속해서 주입받게 된다면 인생은 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윤택해진다. 

물론 매일같이 나보다 남을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하며 인생의 파트너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며 나보다 이웃에게 먼저 주려고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매일 그게 가능하다면 이미 예수님이나 그의 제자들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사케점을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술이 아닌 다른 무언가’ 라는 것이다. 

유물론적인 사고에서 벗어나면 우리의 시야는 한 층 더 넓어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추구한다는 게 어렵다고 느껴질 수 도 있지만 인간의 뇌는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다면 어려운 것을 훨씬 쉽게 볼 수 있는 각도를 무심결에 제공한다. 

토도로키에서 내가 필요한 사케를 살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날 기분 좋았던 게 아니냐. 라고 물어본다면 그 반대의 경우를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상상해서만 대답할 수 있지만 상상으로 그려 본, 내가 필요한 사케를 손에 넣지 못 한 날일지라도 그게 내 기분을 좌지우지하진 않을 것이다. 

가는 길 자체가 재미있었으며 내가 마셔보지 못한 맛있는 니혼슈는 충분히 많이 진열되어 있으며 

그 날 밤 와이프와 함께 조금씩 마시며 후쿠오카에서 제일 맛있는 저녁 식사를 가질 생각을 하면 손에 들어오는 니혼슈에 호불호가 끼어 들 틈이란 건 없다. 

그래서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영상이나 블로그로 바쁘면 2주일에 1번이 될 수도 있지만, 자주 토도로키 본점에 가족 모두와 함께 갈 생각이다. 

다음번에 갈 땐 승강장 안에서 파는 라멘이나 우동도 먹을 예정이다. 벌써부터 새로운 추억이 늘어날 생각에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두근두근하다. 정말이다. 

2년정도 지나고 아이가 크면 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본인도 한 입만 달라고 할 것이고 

몇 년 더 지나면 본인 것도 한 그릇 사 달라고 할 것이며 그때쯤 되면 정기적으로 토도로키 사케점에 가는 게 아이도 당연한 가족 행사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사춘기가 오면 엄마 아빠 둘이 다녀오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나는 내 파트너와 둘이 가야겠지. 아니면 그 때 있을 둘째나 셋째만 데리고 갈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이벤트들이 겹치고 겹치면, 

매일 똑같은 일들을 하며 마무리하는 날들이 아닌, 매일매일 롤러코스터가 오르고 내리듯 짜릿한 일들이 일어나며 마무리하는 날들이 이어진다면 토도로키 사케점에 가는 일의 목적은 ‘사케를 사러 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더 재밌게 즐기기 위해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미 처음의 경험으로 나는 그 목적으로 사케점에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몇 번 더 가봐야 알겠지만.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길거리에서 대화를 나눴던, 우리 가족에게 추억을 선물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고 토도로키 사케점에도, 전차에도, 사사바루 역과 그 길에게도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히사야

히사야 사케점은 후쿠오카 공항 근처에 있으며 약 5km정도 떨어져있다. 

런닝하기 딱 좋은 거리이다. 

물론 돌아올 땐 사케가 무거워서 늘 챠리챠리(공용자전거)를 타고 돌아오지만 😅

공항 근처는 늘 감탄하게 만든다. 

특히 비행기가 근처까지 왔을 때. 

착륙할 때나 이륙할 때. 하늘에 있는 비행기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면 나도 모르게 감탄하게 된다.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든다. 물론 찰나에 넘어가버려서 늘 찍지 못하고 있지만.. 

히사야 가는 길은 토도로키보다 험해서 유모차를 끌고 가기엔 위험하기도 하고 나루짱이 불편할 것 같아 혼자 가고 있다. 

그러나 5km정도를 뛰다가 비행기를 보면 느껴지는 그 기분이 매 번 참 좋다고 느낀다. 

힘들게 뛰어 히사야에 도착하면 전국에서 온 니혼슈들이 기다리고 있다. 

해외 거주중인 사람들에겐 막혀있지만 회원가입을 하면 가끔 회원 전용으로 구비된 사케들도 구매할 수 있다. 나는 아직 회원 전용으로 판매중인 사케를 사 본 적은 없으나, 분명히 맛있는 사케를 팔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갈 때 마다 괜히 회원증을 챙겨서 간다. 

최근 이 곳에서 산 사케는 나베시마 블로썸문. 

핑크색 라벨에 알맞는 배 베이스의 향이 아주 잔잔하게 느껴지며 미탄산감이 있어 웬만한 요리와 어울리게 맛있게 마신 기억이 남아있다. 

히사야도 좋은 사케점이고 가는 길 또한 공항이 있어 늘 좋은 기분으로 가지만 할 이야기가 적은 이유는 혼자 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세상을 보는 시야가 더 넓다면 혼자 가는 길에서도 여러가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나, 아직 나는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경험하는 시간이 혼자 경험하는 것들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오늘은 토도로키와 히사야를 가면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얘기해보았다. 

다른 사케점들도 여럿 가봤으나 최근에 간 토도로키 본점까지의 여정을 유독 말하고 싶었다. 

그만큼 그 여정이 재밌었으며 기억에 남았고 미래에도 수십번 수백번 느껴보고 싶은 기분이었다는 뜻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랬다. 

내 와이프와 아기와 함께 즐기면 

노래도, 밥도, TV프로그램도, 니혼슈도(아기는 아직 !!), 닌텐도 스위치도, 여행도, 산책도 모든 것이 몇곱절로 재밌었다. 

왜 나란 남자가 세상에 태어나 짝이 없으면 안되는지, 아이가 없으면 안되는지 23년부터 점점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나루짱이 태어난 뒤로는 세상을 건전하게 즐기는 방법을 매일매일 깨닫고 있다. 

이런 과정을 우리 회원분들도 꼭 느꼈으면 한다. 

그리고 이런 얘기를 한다면 유물론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하곤 해서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불교의 무소유 정신처럼 물질을 추구하는 것은 좋지 않은 않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 용서, 희망, 우정 등을 추구하는 것만이 좋은 길이라고 얘기하는 것 또한 아니다. 

나 또한 물질이 좋으며 어떻게 하면 잠깐 머물다 가는 이 세상에서 최고로 좋은 집과 차, 시계, 옷을 걸치고 살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고민하는 한 편에는 늘 우리 가족의 행복이, 우리 가족에게 주고 싶은 사랑이 늘 따라온다. 

생각만 한다면 나만 아는 상태에서 공중으로 희석되기 때문에 늘 말로 뱉고자 하는데 나는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매일 밥 먹기 전 하는 식전기도로 그 사랑에 대한 고마움과 만났던 모든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말로 뱉으며 감정을 구체화시키고 표현한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영적인 가치들이 내 행동과 말에 뿌리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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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